CEO 인터뷰1. 고객 불만을 듣는 게 즐거웠던 이유
“어제와 오늘의 트렌드가 다른 이 시대에서 기업이 따라야 할 궁극의 지표는 ‘고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존할 수 있는 차별점은 이제 기술보다 ‘서비스’에서 찾아야 하는 거죠.”
사진 : 오니온파이브 전인혁 대표
플랫폼 개발자로 풀어낸 감독의 꿈
Q. 오니온파이브의 CEO가 되기 전, 인혁님의 직장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원래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창의적이면서도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방송사에 들어가려면 토익 성적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토익 공부를 위해 미국 지사를 설립한 국내 게임 기업에 입사했습니다. 그곳에서 영어를 배우며 3개월만 일하고 돌아올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해킹이 터졌고 그 처리를 도맡게 되어 버렸죠. 수습하고 나니 대표님이 취업 비자 3년 짜리를 받아왔더라고요. 그렇게 미국에 머무르면서 본격적으로 플랫폼 개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회사 규모가 3명에서 50명으로 늘어난 7년 동안이요.
Q. 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꾸다 개발자로 급선회 하게 된건데, 어떻게 7년이나 일하실 수 있었나요?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게임 플랫폼 개발 업무는 굉장히 종류가 다양해요. 플랫폼에서 하나의 게임 서비스를 내보내려면 계정, 결제, 고객 지원, 데이터 분석, 운영 툴, 웹사이트, 써드파티 관리까지 정말 많은 걸 만들고 다루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설립 초창기라 혼자 도맡아야 할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감독이 되고 싶었던 저에게는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일을 직접 기획하고 구현해내는 게 즐거웠어요.
고객 불만을 듣는 게 즐거웠던 이유
Q. 그 때 처음으로 고객 지원을 경험하신 거네요. 어떠셨나요?
원래 고객 지원은 운영팀이 문의나 피드백을 수집해서 개발자에게 알려주는 게 일반적입니다. 당시 운영팀은 24시간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저는 사업 전반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었으니까 고객 지원도 충분히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해보니 불만을 듣는 게 되게 즐겁더라고요. 불만을 듣는 것부터 문제 해결까지 제가 많은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었으니까요. 동료들과 고객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좋았어요.
내가 그린 고객 지원의 이상
Q. 개발과 운영 시스템을 모두 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보통 고객 지원 팀의 여건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스스로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으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래서 이 때 이상적인 고객 지원의 그림을 그렸던 것 같아요. 고객 지원 데이터는 회사 전반에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고, 각각의 팀은 필요할 때마다 바로 문제를 공유해서, 분석부터 해결까지 신속하게 수행해내는 풍경을요. 이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스템이 개선되고요. 그래야 고객의 피드백이 회사와 제품 발전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고, 고객 지원 팀은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며 즐겁게 일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으니까요.
제품과 서비스의 근본은 결국 사용자에요. 사용자를 제대로 알고 그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런 면에서 고객 지원은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물론 마케팅까지 할 수 있는 사업의 최전선입니다. 그런데도 이 영역을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내 기업은 아직 드물어요.
고객 지원 팀은 제품이나 회사의 문제를 날것 그대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개발 팀장한테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대놓고 말하기가 어렵죠. 그러다 보면 제품이나 회사의 문제에 고객 의견이 반영 되기 어렵고, 고객지원 서비스도 관성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구조적인 문제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Q. 고객 지원 업무 구조의 문제를 인식한 것이 어떻게 솔루션이라는 소프트웨어의 기획으로 이어졌나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소프트웨어가 답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고객 의견이 사람이 아닌 시스템을 통해야 데이터가 왜곡되지 않은 온전한 형태로 빠르게 기업 내부까지 전달 될 테니까요. 그래야 실제 업무에 적용해서 효과를 볼 수 있고요.
실무자 뿐만 아니라 관리자도 쉽게 고객 문의에 접근하고, 데이터에 의거한 객관적 리포트가 관련 부서까지 전달될 수 있다면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더 가까워 질 거예요. 고객 응대와 데이터 분석, 그리고 시각화가 동시에 일어나고, 이 리포트가 관련 부서에 전달되는 그런 아름다운 프로세스를 구현하고 싶었어요.
(인터뷰 : 마케터 선이은 / 촬영 : 개발자 Jared)
Eeeun Seon
데이터와 감각을 엮어 콘텐츠를 짜는 마케터입니다.